식이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 뿐만 아니라, 의외로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분들도 살 찌는 음식이 따로 있다는 오해를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진료실에서 만난 식이장애로 고통 받는 분들 중 ‘살이 찌는 음식’이라는 이유로 아이스크림, 초콜릿, 튀김 같은 것을 수 년 동안이나 드시지 않고 참는 분도 있었습니다. 매일 같이 습관처럼 먹지는 않더라도, 어쩌다 더운 날이면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기도 하는데, 몇 년이나 그걸 참으셨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래서 참다가, 참다가 폭식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기름에 튀긴 음식이나 아이스크림, 초콜릿 같은 당으로 이루어진 음식들이 주로 ‘살이 찐다’는 오해를 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한 입만 먹어도 살이찌는 음식’이란 것은 없습니다. 그렇게 알려져 있는 음식은 단지 에너지 ‘밀도’가 높은, 즉 ‘같은 양을 먹었을 때’ 에너지가 더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일 뿐입니다. 만약 아이스크림과 쌀밥을 같은 양으로 섭취했을 때, 아이스크림 쪽이 에너지 흡수가 더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아이스크림을 한 티스푼 먹고, 쌀밥을 두 공기 먹었다면, 당연히 쌀밥 쪽이 총 에너지 흡수가 많습니다. 따라서, 에너지 밀도가 높은 음식도 적은 양을 섭취하면 아무 걱정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 입만 먹어도 살이 찌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우리 몸이 무엇인가를 필요로 할 때, 그것을 온전히 참아내는 것에는 너무나 큰 정신적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아이스크림 한 입만 먹으면 될 것을, 그것을 참기 위해 일상생활에 써야할 정신적인 에너지를 다 소모해버리고, 결국 인내심이 바닥나 참지 못하고 폭식에 이를 필요가 있을까요? 초콜릿이 먹고 싶다면 한 입, 튀김이 먹고 싶다면 한 입 먹으면 그만입니다. 한 입을 먹는다고 살이 엄청나게 찌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벌어지지 않습니다. 다이어트도 너무 참아가면서 하면 결국 실패합니다. 자신의 인내심을 적절하게 보존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너무 힘들고 괴로운 일은 지속하기 어려우며, 마음의 고통만을 초래합니다.

건강하게 먹고, 때로는 달달한 디저트나 향이 좋은 기름도 조금은 섭취하는 것이 내 몸뿐만 아니라 내 마음을 위하는 길입니다.

0 답글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