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인간적인 의료’를 표방하며 30분 진료, 카페와 함께 운영하는 병원을 시도한 홍대 앞 제너럴닥터를 보며 큰 영감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짧은 3분 진료와 점점 의사와 환자의 접점이 줄어드는 의료 환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느꼈습니다. 제너럴닥터에는 딱 한번 실제로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복고 느낌의 간판, 낡은 느낌의 입구와 제너럴닥터 카페의 편안한 분위기를 보면서 이런 시도도 참 멋지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실은 책 <제너럴 닥터>와, 아마도 그 철학의 근간이 되었을지 모를 닥터 사벳의 <차가운 의학, 따뜻한 의사>를 읽으며, 미래에 내가 의사가 되었을 때 하고 싶은 진료가 어떤 것일까 상상해 보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사람’과 맞닿아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고, 그런 무의식적 동기가 정신건강의학과를 전공으로 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초기의 제너럴닥터는 안타깝게도 와해가 된 것 같고 여러 가지 분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너럴닥터를 이끌던 선생님들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없고 내부 사정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일이 진행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2007년 홍대 앞에서 처음 시작했던 제너럴닥터의 중심 가치는 세월이 지난 지금도 생명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30분 진료를 통한 상세하고 통합적인 접근, 환자 중심의 접근 등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더 어울리고, 또 현재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더 잘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카페 같은 분위기의, 아프지 않아도 언제라도 방문하여 편안한 느낌으로 머물 수 있는 병원을 추구했던 그 분들처럼, 저를 만나러 오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A dream you dream alone is only a dream, but a dream you dream together is reality.”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일 뿐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_김승범·정혜진,<제너럴 닥터> (by 오노 요코,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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