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마음 그 자체에는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순수하며 그 자체만으로 이미 평화롭다. 마음이 평화롭지 못하게 되는 것은 기분이나 감정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실제의 마음에는 그런 것들이 없는데 마음이 평화롭지 못하고 동요하게 되는 것은 기분이 마음을 속이기 때문이다. 만약 마음이 그러한 것들을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동요되지 않을 것이다.
_아잔 브라흐마,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올해의 시작은 이렇게 맞이하지 않았는데, 불과 몇 달 사이에 당연한 것이 그렇지 않은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화창한 봄날에 꽃들이 흩날리는 길을 걷는 일, 3월이 되어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며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일, 아침에 일터로 출근하는 일, 일과가 끝나고 친한 사람들을 만나 함께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는 일. 항상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던 것들도 중단되어 버렸습니다. 입학식, 졸업식, 신입생 환영회, 연례 회의, 스포츠 경기, 등교, 출근… 큰 행사부터, 작은 일상까지. 때론 산책을 하는 것조차 고민해야하는 일상에 많은 이들이 지쳤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지금 이 시기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스트레스라는 것이 결국 우리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계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늘 그랬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꼭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었던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무언가를 해야해서, 그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되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지금은 그 무언가를 하지 못해서, 그것을 하지 않아야만 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우리가 마음속에 갖고 있던 ‘그래야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그래야만 하는 것’이 조금 희미해진다면, 그에 따라 우리의 삶이 그만큼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언젠가 지금의 상황이 정리되고 이전의 삶이 가능해졌을 때에도 이런 깨달음이 마음에 남아 있다면, 이 시기가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 되어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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