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패턴 개선: 일주기 리듬과 청색광의 조화

잠을 못 자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잠들기 어려운 것, 잠을 자다가 중간에 깨는 것, 잠을 자다가 지나치게 일찍 깨는 것. 이 중 잠들기 어려운 것은 신체 리듬이 현재 시간과 맞지 않은 문제로, 시차 적응이 안 되는 문제와 동일합니다.
하루는 아침, 점심, 저녁, 밤으로 시간이 흘러가듯이, 우리 몸에도 시간이 흐릅니다. 이를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라고 합니다. 사방이 콘크리트 벽으로 막힌 밀실에 사람을 넣어놓고 24시간 동안 같은 조명을 유지해도 사람은 어느 순간 졸려서 자게 되고, 자다가 어느 순간 잠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이를 보면 일주기 리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주기 리듬은 24시간보다 미세하게 길어, 밀실에서 계속 생활하다 보면 잠자고 깨어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일주기 리듬은 우리 뇌의 시교차 상핵(suprachiasmatic nucleus, SCN)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조절됩니다. 매일 조금씩 어긋나기 때문에, 매일 영점을 맞춰주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아침에 밝은 빛, 특히 청색광을 보는 것입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서 눈을 떠서 청색광을 보게 되면, 이 빛이 눈을 통해 뇌로 신호가 전달되어 일주기 리듬의 영점이 맞춰집니다. 따라서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데에는 ‘일어나는 시각’이 가장 중요합니다. 잠드는 시각은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일주기 리듬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잠들기 어려운 사람은 이 일주기 리듬이 현재 시간에 비해 뒤로 밀려 있는 것입니다. 원하는 것은 밤 11시에 자서 오전 7시에 일어나는 것인데, 일주기 리듬은 오전 2시에 자서 오전 10시에 일어나는 식으로 되어있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밤 11시에 자려고 누워도 새벽 2시까지 잠이 오지 않아 힘이 들게 됩니다. 또, 오전 7시에 일어나도 오전 10시까지는 일주기 리듬 상 몸이 자고 있는 상태로 있으려고 하여 심한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더 답답한 점은, 일주기 리듬을 맞추기 위해 오전 7시에 일어나서 밝은 빛을 봤는데도 그날 밤 10시에 여전히 잠을 자기가 힘든 것입니다. 이것은 일주기 리듬이 오전 10시에서 오전 7시로 시작하도록 당겨지기 위해서는 1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오전 7시에 일어나는 것을 며칠 간 지속해도, 밤에는 여전히 새벽 2시에 잠이 온다는 말입니다. 새벽 2시에 잠을 자더라도 오전 7시에 일어나는 것을 1주일 이상 지속하면 점차 일주기 리듬이 당겨지면서 밤 11시에 잠이 오게 됩니다. 이때, 당연히 낮잠 등 중간에 잠을 자는 것은 일주기 리듬의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절대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보통,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평일에 일찍 일어나면서 일주기 리듬이 맞춰지려고 할 때쯤 주말이 와서 늦잠을 자면서 그 동안 쌓았던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주기 리듬을 맞추려면 주말에도 평일과 같은 시각에 일어나야 합니다. 그러면 다음 주부터는 한결 편안하게 잠들고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5시간을 자면서 1주일을 버티는 것이 힘들다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상담 후 잠이 드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약을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약을 먹으면 좀더 일찍 잠이 들 수 있으므로, 조금은 잠을 더 자면서 1주일을 버틸 수 있습니다.
신기한 점은, 일주기 리듬이 당겨지는 데에는 1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밀리는 것은 매우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주기 리듬이 맞춰진 상태에서 한 번만이라도 늦게 일어나면 바로 다시 일주기 리듬이 밀리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주기 리듬을 조절한 후에도 꾸준히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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